브로커와의 준비 작업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7월 8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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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부일영화상 심사위원들이 지난 26일 부산일보사 4층 회의실에서 본심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email protected]

브로커와의 준비 작업

1930년~50년대 지어진 인천 배다리의 길조·성진·진도여인숙이 인천 동구의 문화허브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오래된 이 여인숙들은 인근에 있는 배다리시장과 같은 길을 걸었다. 1950,60년대 시장이 잘 되어 상인과 손님들이 넘쳐날 땐 여인숙도 빈방이 없을 정도로 성업을 이뤘고, 구도심이 쇠퇴하면서 사람들이 떠나고 배다리시장도 없어지자 한적하고 한산한 공간으로 변했다.

찰랑거리는 물결에 마음이 ‘쓱’ 가는 저수지 여행 가볼까

산부터 너른 평야, 바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소까지 강화섬이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사시사철 다양한 풍경 때문 아닐까? 여기에 더불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강화섬을 상징하는 또 다른 장소가 있다. 바로 저수지다. 강화도는 섬마을이지만 전국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데다 오랜 시간 간척으로 다져진 평야지대가 많아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저수지가 많이 형성됐다.

그 섬에 찾아들 ‘사랑과 평화’를 기다리며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34분 연평도. 민가가 있는 마을에서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사격훈련을 하는 건가, 오발사고가 난 것일까? 처음 의아심 반, 두려움 반으로 포연을 바라보던 마을 사람들은 연이어 포탄이 날아들자 점점 긴장하기 시작했다. 잠시 뒤 사격훈련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경악했다. 그날 연평도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보통의 삶, 그래서 더 빛나는

털거덩 털거덩’ 지하철 1호선 열차 지나는 소리가 귓가에 쟁쟁하게 들린다. 제물포역 북부, 도화동 사람들에게 그 소리는 요란한 소음이 아니다. 따스한 추억과 삶이 깃든 일상의 언어이자 음악이다. 신인철(53) 씨는 1999년 제물포역 뒤편으로 왔다. 결혼해 막 가정을 이룬 때다. ‘열심히 잘살아 보자’, 아내와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다. 인천대학교가 가까이 있고 유동 인구가 많아 장사하기 좋으면서도,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지점에 제물포역이 있었다.

취·창업 하고 싶은 인천청년들이 모이는 이곳, 어디?

인천에는 청년들을 위한 ‘기지’가 있다. 청년들이 꿈을 펼치는 터전인 ‘유유기지’다. 인천시가 오롯이 청년들을 위해 조성했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도전하고, 성장하며, 미래를 설계한다. 준비된 프로그램을 십분 활용하면 원하던 취창업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다.

많이 본 뉴스

“인천섬 달리며, 아름다움 널리 알리고 싶어요”

달리는 성악가 인천시립합창단 송지영씨 “트레일러닝이란, 산을 달리는 운동입니다. 제가 참가했던 대회는 인왕산-북악산-북한산-도봉산을 연결하는 50km 대회였습니다. 평상시 주말에도 산 3개, 30km 정도 달리고요. 그밖에 러닝 활동과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들과 함께 달리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빛나눔이라는 활동인데, 좀 더 널리 알려져서 봉사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계획 중에는 아름다운 인천 섬들을 달려서 홍보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달리는 성악가, 송지영(43세) 메조소프라노의 말이다. 인천시립합창단 상임단원으로 활동하는 송지영 씨는 주말마다 험준한 산속과 암반 위를 뛰어서 오르내린다. 트레일러닝은 지극히 동적인 운동이다. 정적이고 차분한 메조소프라노와는 도무지 접목이 되지 않는다. ▲ 인천시립합창단 상임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지영 씨는 메조소프라노 영역을 맡고 있다. 인천시립합창단 공연 모습. ©유창호 달리기의 시작, 달리는 즐거움 포장된 도로 위를 달리는 마라톤과는 달리 트레일러닝(trail running)은 산과 숲길 같은 자연 속을 달리는 운동이다. 마라톤이나 등산을 즐기던 사람들이 뭔가 좀 더 액티비티한 체험을 찾으면서 트레일러닝이라는 새로운 종목이 탄생했다고 송지영 씨는 설명한다. “외국에서는 산뿐만 아니라 사막과 계곡을 달리고, 거리도 100마일(160km)씩 달려요. 그러다가 이제는 4박 5일, 5박 6일 동안 250km 이상 달리는 사막 레이스까지 생겼어요”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에 산악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점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대회가 많아지고 있다. 인천에서도 산악마라톤클럽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2019 송도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해 완주했다.(위사진)​ ©김승현​. 송지영씨가 2021년 서울 국제울트라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해 강북 오산을 달렸다. ©유희선 “예전엔 제 자신이 이렇게 달린다는 건 상상도 못 했어요. 걷는 것도 귀찮을 때가 많잖아요. 그러다가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산에라도 한번 가 볼까? 조금 걸어볼까? 하다가 10km 걷고, 조금 빠르게 달려볼까 브로커와의 준비 작업 하다가 5km 달려보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달렸는데 기분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 순간 송지영 씨는 ‘이 기분 뭐야? 너무너무 힘든데 왜 기분이 좋지? 너무너무 힘든 체험을 하고 났는데 왜 상쾌한 거야?’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달리기에 관한 책을 찾아봤고,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이라는 책도 읽었다. 달리기를 하면 몰입을 하게 되고, 몰입을 하면 뇌가 상쾌해지는, 뇌 청소 작용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달리기의 즐거움에 더욱 빠져들었고 한 단계 발전해 트레일러닝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관악산 하나 넘고 나서 ‘아이고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는데, 지금은 관악산 하나로는 너무 심심해서 강북 오산(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한꺼번에 이어서 달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종주하는데 거의 12시간 정도 걸린다. 그리고 2021년 10월 23일, 서울 국제 울트라 트레일러닝 대회인 ‘SEOUL 100K’에 참가했다. 서울의 숲, 산, 강, 성곽, 도시를 모두 만나는 세계적인 대회로 인왕산에서 시작해서 북악산, 북한산, 도봉산을 지나 서울을 한 바퀴 휘감아서 오는 코스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많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 50km를 12시간 만에 완주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 2021년 11월 6일 제주도에 열린 ‘트랜스 제주’ 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해 10시간 동안 달려 완주했다. 트랜스 제주 50km는 한라산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트레일 구간으로 누적 상승고도가 2,300m 이상인 코스였다. 달리면서 나누는 또 다른 즐거움 예전에는 자신의 생일날 스스로에게 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10km 마라톤 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곤 했다. 그때만 해도 달리기는 일년에 딱 한번 도전하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트레일러닝을 하고부터는 큰 변화가 생겼다. “트레일러닝에 푹 빠져서 지금까지 2년 동안 살았고 앞으로도 또 이 좋은 걸 계속하고 싶어요. 그런데 내가 한번 달렸더니 달리는 게 좋은데, 나 혼자만 좋아할 것이 아니라 이 즐거움을 다른 사람과 나누면서 조금 더 쓸모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예요.” ▲ ‘VMK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의 빛나눔 동반주자로 시각장애인 마라토너와 호흡을 맞추면서 함께 달리고 있다. ©김승현 그래서 무작정 찾아간 곳이 ‘VMK 한국 시각장애인 마라톤클럽’이었다. 이곳에서 가이드 러너인 ‘빛나눔 동반주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시각장애인 중에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은 혼자서는 절대로 대회에 나갈 수 없다. 아무리 잘 달리는 체력과 실력이 있어도 옆에서 반드시 가이드 러너가 한 명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냥 찾아가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했더니 다들 반겨주더군요. 시각장애인 분들은 목소리와 이름을 꼭 기억해줘요. ‘저는 성악하는 송지영이에요’라고 딱 한번 인사했는데, 다음에 목소리만 듣고도 저를 알아주시더군요.” 시각장애인 마라토너와 달릴 때는 옆에서 끈을 잡고 손과 발을 반대로 움직인다. 선수의 왼손이 앞으로 나갈 때 동반자는 오른손이 나간다. 발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 어색한데 계속 연습하면서 서로 호흡을 맞추고, 속도를 맞추고, 힘들어하는 것 같으면 조금 줄이고, 괜찮으면 조금 더 끌어주면서 한 발 한 발 땅을 차고 나간다. 인천의 섬에서 노래하며 달리며 송지영 씨가 인천시립합창단에 입단지원서를 낸 것은 2005년이다. 대학원을 다닐 때, 평소 존경하던 윤학원 선생과 함께 음악을 하고 싶은 생각에서 입단을 지원했다. 당시 윤학원 선생은 인천시립합창단 지휘를 맡아 침체되어 있던 인천시립합창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인천시립합창단은 시민들을 위한 단체다. 정기연주회와 인천합창대축제와 같은 큰 공연뿐만 아니라 수험생을 위한 음악회를 비롯해 초등학교와 아파트, 실버요양원 등을 찾아가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우리나라 가곡, 외국 가곡, 오페라, 뮤지컬, 영화음악, 팝송, 가요, 트로트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시민들이 좋아하는 곡을 골라 함께 즐기며 노래한다. ▲ 주말이면 트레일러닝 동호인들과 함께 험준한 산 위를 거침없이 달린다. (사진 제공 송지영) 특히 인천시립합창단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청도, 소청도, 자월도, 신도, 백령도 등의 인천 섬을 방문해 공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그때의 기억은 송지영 씨에게 큰 보람과 행복으로 남아 있다. 한번은 공연을 마친 다음날, 모두가 깊이 잠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혼자 바닷가를 달린 적이 있었다. “그때 너무너무 행복한 거예요. 내가 이 새벽에 여기를 이렇게 달리고 있어. 내가 살아 있어. 숨 쉬고 있어. 그거 자체가 너무너무 좋은 거예요. 이 행복을 저 혼자만 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인천 섬에는 산도 있고 바다 둘레길도 있잖아요. 이거를 특화시켜서 트레일러닝 대회를 섬에서 한다면, 인천 섬의 아름다움도 홍보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주 작게, 아주 조금씩, 1km 걷기부터 섬이든 산이든 자연 속을 뛰어다니는 일이 환상적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선뜻 접근하기가 어려운 종목이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부상도 염려되고 체력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송지영 씨 역시 트레일러닝은 굉장히 큰 시도였다. 발을 내딛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테두리 안에서 한 발짝 벗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음악만 하고 살았고 노래만 하면서 살아왔던 인생이었는데, 운동을 시작하면서 새롭고 좋은 기운들을 만납니다. 운동할 때는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웃으면서 만나고 또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어요. 주말에 운동하고 나면 평일에 받았던 모든 스트레스가 다 사라져요. 회복 탄력성이 강해지는 거예요. 고무줄이 늘어나기만 했다가 어쩌지 못하고 뚝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자리로 다시 돌아오는 거예요.” ▲ 인천문화예술회관 내 인천시립합창단 연습실에서 만난 송지영 씨. 합창단 연습을 마치고 잠시 쉬면서 피아노를 치고 있다. ©김병선 그래서 송지영 씨는 주말마다 기꺼이 운동복을 입고 산에 오른다. 운동은 그녀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몸이 건강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정신적으로도 큰 행복을 주었다. 또 주변 동료나 친구, 가족도 더 소중하게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해 나가는 추진력이 강해졌다. 트레일러닝 대회에 출전한다는 목표와 준비는 물론 일상에서도 다음 목표를 세우고 한 걸음 한 걸음 달성해 나가는 힘과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운동을 꺼리거나, ‘내가 그걸 어떻게 해’라고 물러서는 사람에게 송지영 씨는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아주 작게, 아주 조금씩, 1km 걷기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조금씩만 노력하고 조금씩 한 걸음 밖으로 나가는 거예요. 세상 밖으로 나가는 걸 두려워하지만 않으면 무서워하지만 않으면, 조금씩 가게 되고, 그다음에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면서 달리는 거예요. 그런 과정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글 김병선 i-View 객원기자([email protected])

낚시대에 올라오는 개우럭 보며 세상 다 가진 듯 ‘환호’

20년째 낚시점 운영하는 정성자씨가 말하는 만석부두 낚시의 즐거움 만석부두는 이라는 책이 ‘좋은 어린이 책’으로 선정되었을 때 소설 속의 배경이 궁금하여 가보고 싶었던 장소다. 만석부두에는 86세 고령의 나이로 68년째 낚시점을 운영한다는 신순임(86) 씨가 살고 있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한 상태여서 대신 20여 년째 낚시점을 하는 딸인 정성자(63)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1960년에 태어나 줄곧 만석부두에서 살고 있는 정성자 씨는 어린 날의 회상을 더듬어 만석부두의 이야기를 하나둘 들려주었다. 1970년 초까지는 영종도 섬을 오가는 여객선이 하루에 서너 차례씩 다니며 농사지은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을 함지박에 담아 똬리를 머리에 이고 첫 배로 와서 팔았다고 한다. 허둥지둥 막배 놓칠세라 다급히 가는 일상들이 허다했다고 한다. ▲ 성복낚시 신순임 씨와 아세아낚시 정성자 씨, 오른쪽 사진은 아세아낚시 정성자 씨 갓 태어난 강아지와 새끼 돼지도 여객선 농산물 속에 들어와 팔려나가고 닭과 오리도 두 다리 새끼줄에 꽁꽁 묶인 채 목청이 터져라 홰치는 소리 내며 철썩이는 푸른 바다를 오갔다. 서울로 오가는 곡물을 만석이나 쌓아뒀다 하여 ‘만석부두’라고 불렸다. 오래전엔 있었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섬의 모양이 괭이갈매기의 주둥이를 닮았다 하여 그 시절엔 주로 "괭이부리선창" 이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의 만석부두는 이용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한 잔교가 놓여져 있고 어선이나 유선이 20여 척에 불과하지만 옛날에는 한두 시간 내에 낚시꾼들이 1300명 이상 출조하고 낚시선박이 70여 척이 넘을 정도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공간이었다. 바다낚시를 즐기며 아세아낚시를 운영하는 정성자 씨는 바다를 모르는 이들에게 선상에서의 하루를 알려주고 싶어 유튜브 영상을 찍어 올리고 있다. 또 바다낚시를 취미로 하는 삶이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한 것인지를 강조하여 알려준다. ▲ 만석부두 잔교(왼쪽), 고속정 낚시 배-유선(오른쪽) 일출이 시작하기 전 만석부두를 출발하여 떠오르는 해를 보며 조식으로 라면을 먹고 갈매기와 향긋한 커피 한 잔에 낭만을 나눠 마신다. 갯지렁이와 미꾸라지를 끼운 봉돌이 주르르 물속깊이 잠수하면 넓은 에메랄드빛 바다가 손끝에서 펼쳐진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텅 빈 마음이 되고 한 마리 인어공주가 되어 물고기를 낚는다. 토도독~ 봉돌이 바위를 치다가 까불까불 노래미가 미끼를 건들다가 옆구리에 걸려 올라오고 시꺼먼 개우럭이 덥석 미꾸라지를 삼켜 뱃전으로 나 뒹굴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환호성과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섞여 선상을 뒤흔든다. ▲ 아세아 낚시 내부 모습 파다닥 거리는 지느러미는 부채처럼 펼쳐지고 짠물 방울은 사방으로 튀어도 잠시 후 도마 위에 올려진 물고기는 고추장 속에 빠진 회가 되어 가느다란 목구멍에 미끄러지듯 통과한다. "크아~ 이 맛이지!" ▲ 만석부두 가는 길(왼쪽), 만석부두 입구(오른쪽) 선상에서 점심을 먹고 달달한 커피 한 잔에 노을을 보며 한두 마리씩 쿨러를 채우다 보면 입항할 시간. 잡은 고기는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자랑하며 나눠 먹을 생각에 즐겁기만 하단다. 정성자 씨는 유치원 교사 생활을 하다가 출가해서 의류 사업을 했는데 IMF 때 친정엄마가 하는 낚시업을 돕다가 낚시 가게를 열게 되었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솜사탕 같은 목소리를 가진 그녀는 긍정적인 성격으로 화도진 도서관에서 22년간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 봉사를 했다. 소리 빛을 전달한 그 시간 역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 유어선(왼쪽), 아세아 낚시 방문객(오른쪽) 이 가을 낚싯대를 들고 배를 타고 또는 연안으로 나가 물가에 앉아 텅 빈 마음을 비우며 세월을 낚아 보면 어떨까? 우럭인들 어떠하리~ 망둥이면 어떠하리~ 갯지렁이 징그럽다면 염장인들 어떠하리~ 주꾸미가 춤추는 가을을 잡아 올려 볼 일이다. 글·사진 현성자 i-View 객원기자

‘오래된 여인숙 골목’ 시민들의 문화· 쉼터로

동구 길조·성진·진도여인숙, ‘배다리 아트 스테이 1930’으로 변신 1930년~50년대 지어진 인천 배다리의 길조·성진·진도여인숙이 인천 동구의 문화허브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오래된 이 여인숙들은 인근에 있는 배다리시장과 같은 길을 걸었다. 1950,60년대 시장이 잘 되어 상인과 손님들이 넘쳐날 땐 여인숙도 빈방이 없을 정도로 성업을 이뤘고, 구도심이 쇠퇴하면서 사람들이 떠나고 배다리시장도 없어지자 한적하고 한산한 공간으로 변했다. ▲ 동구 배다리 여인숙 골목이 지난 2년간 건물 리모델링을 거쳐 문화와 쉼이 있는 '배다리 아트 스테이 1930'으로 바뀌어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동구는 여인숙 골목의 정체성과 배다리의 역사와 문화를 살리고자 이곳에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구상했고, 2년간의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지난 9월 1일 오래된 여인숙을 ‘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으로 명명해 문화와 쉼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 운영을 맡고 있는 정창이 작가는 “7~8년 전 세 개가 쪼르르 모여있는 이 여인숙 골목이 신기했었고 당시만 해도 여인숙에 불이 켜져 있었다”며 “낡은 여인숙들을 문화공간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다”고 밝혔다. ▲ 길조여인숙이 있던 자리는 빨래터카페로 바뀌었다. 원래는 길조카페로 이름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공사를 하면서 옛날 빨래터가 발견되면서 역사성을 감안해 빨래터카페로 이름을 지었다. 길조여인숙은 처음엔 고급 한식집이었다고 한다. 길조·성진·진도 여인숙에는 거친 세상을 열심히 살아내야 했던 시민들의 삶이 깊숙이 녹아있다. 퇴폐적인 추억이 아니라 살기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상인들, 학교가는 길이 막혀 갑자기 여인숙을 찾아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배어있다. 이곳 여인숙들은 2014년까지는 운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에는 손님들은 거의 없고, 월방 또는 달방이라는 이름으로 장기투숙객들이 더러 있었다고 한다. 세 개의 여인숙 중 1930년대 건축 된 진도여인숙과 1950년대 지어진 성진여인숙은 원래부터 숙박업 용도로 건립됐고, 1940년대 중후반에 세운 길조여인숙은 원래 ‘한일관’이라는 고급 한식집이었다 여관을 바뀌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이 고급식당에서는 가야금과 기생들의 노래소리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 길조여인숙을 리모델링하면서 발견된 빨래터.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세 개의 여인숙은 각각 다른 용도로 시민과 만난다. 길조여인숙은 외관과 내부를 그대로 살린 식당, 브런치카페로 탄생했다. 이름은 ‘빨래터카페’다. 원래는 길조카페로 명명할 계획이었으나 공사를 하면서 옛날 빨래터가 발견되면서 역사성을 감안해 이름을 변경했다. ▲ '배다리 아트스테이1930'을 운영하고 있는 정창이 작가. 가운데 성진여인숙은 ‘쌈지문화공원’이 됐다. 성진여인숙은 노후화가 심해 건물을 해체하고 시민들을 위한 마을공원으로 만들었다. 쌈지공원에는 다양한 예술작품이 설치되어 있고 시민들이 산책하고 쉬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창이 작가는 “이곳 여인숙거리가 칙칙하고 습기가 많았었는데 성진여인숙을 허무니까 이곳에도 바람이 들고, 햇빛이 쏟아지는 따듯한 공간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진도여인숙은 ‘잇다(itta)작은미술관’으로 변신했다. 2층 규모의 이 건물은 갤러리, 레지던시, 체험형 숙박공간으로 활용한다. 1층에 마련된 숙박공간에서는 지역성과 역사성이 가득한 인천에서 1박2일 살아보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방은 다다미로 꾸며져 있다. 또 해외에서 왔거나 지방 작가들을 위한 전시나 숙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진도여인숙은 '잇다작은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이곳에선 전시회와 체험형 숙박공간으로 활용한다. 배다리아트스테이1930은 오픈을 축하하는 개관전도 열고 있다. 개관전에는 전국의 작가 320명이 참여하고 이중 50명은 인천작가다. 인천을 알리고자 전국작가들을 공모를 통해 선정했으며, 이들은 작품 한 점씩을 출품한다. 전시는 11월까지 7회 개최할 계획이다. 정창이 작가는 “배다리 아트스테이는 지역을 알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주민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잘 맺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동구는 문화예술이 취약한 편인데, 배다리 아트스테이가 배다리에서 활동하는 젊은 문화예술인듫과도 연계해 문화예술 분야의 구심점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글·사진 이용남 i-View 편집위원

"추석연휴에도 코로나방역 더 촘촘히"

힌남노 북상, 7일까지 임시선별검사소 3곳 일시 중단 인천시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북상에 따라 오는 7일까지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 3곳의 운영을 일시 중단하지만 시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한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코로나19 추석 연휴 방역대책’을 수립해 추진한다. 태풍 ‘힌남노’는 돌풍,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가운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돼 많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민간에 위탁해 운영 중인 인천시청 앞 광장(남동구), 송도 미추홀타워 앞(연수구), 부평역(부평구) 등 임시 선별검사소 3곳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상상황을 고려해 운영 중단 연장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10개 군·구 보건소가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 11곳은 평소대로 정상 운영한다. 만 60세 이상 고령자, 코로나19 의심증상자(의사 소견),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자(밀접 접촉자·격리 해제 전 검사자·해외입국자), 감염취약시설 선제검사(고위험시설 근무자 등), 신속항원·응급선별 검사 양성자 등 유전자 증폭검사(PCR) 대상자는 증빙자료(의사 소견서, 격리 통지서, 고위험시설 재직증명서 등)를 지참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된다. 추석 연휴 방역대책은 24시간 방역체계를 통한 선제적 조치, 확진자 관리, 감염취약시설 집중 관리, 예방접종 관리, 응급 의료체계 운영으로 크게 구분된다. 먼저, 시는 9월 9일부터 12일까지 24시간 비상대응 방역체계 대책반을 운영한다. 대책반은 5개 반으로 구성되며, 1일 14명의 근무인력이 코로나19 관련 방역 및 확진자 등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60세 이상, 역학적 연관자, 의사소견서 보유자 등 코로나19 유전자 검사(PCR) 우선순위 고위험군의 선제적 검사를 위해 군·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11곳과 임시 선별검사소 3곳 등 14곳이 추석 연휴기간에도 운영된다. 운영시간은 군·구 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오전9시~오후 1시, 임시 선별검사소는 오후 1시~6시 까지다. 민간 의료기관은 자체 판단에 따라 운영될 예정인 만큼 사전에 문의하고 이용해야 한다. 추석 연휴기간 확진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의료대응 체계도 구축된다. 검사와 대면·비대면 진료 및 처방 등의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원스톱 진료기관이 129곳(병원급 22, 의원급 107) 운영되며, 시와 보건소, 119구급대, 의료기관 간 24시간 비상연락이 가능한 핫라인이 가동돼 병원 이송 등 응급상황 에 적극 대응한다. 현재 확보돼 운영 중에 있는 감염병 전담 · 특수병상 1289병상에 대해서도 수시 모니터링과 현황 점검 등을 통해 병상 배정 등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만 60세 이상 독거노인 등 재택치료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전담반을 구성해 건강모니터링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재택치료 중인 확진자에 대한 상담과 의약품 처방 등을 위한 의료상담센터(의료기관) 5곳과 진료기관·약국 등을 안내하는 군·구 행정안내센터 10곳도 연휴기간 24시간 정상 운영된다. 먹는 치료제 처방 약국 78곳도 치료제를 사전 확보해 연휴기간 순번·교대제로 운영된다. 요양병원·장기요양시설·정신건강증진실 등 감염취약시설 종사자는 주1회 PCR 검사를 받도록 하고, 상시 모니터링과 함께 확진자 발생시 신속한 역학조사 등 현장 대응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의료기관 56곳에서는 추석 연휴기간에도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원스톱 진료기관, 먹는 치료제 처방 약국, 의료상담센터 등은 시 홈페이지(www.incheon.go.kr)와 군·구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응급의료정보시스템(www.e-gen.or.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인천e음 모바일 간편결제 도입, 5~17% 캐시백 차등화

인천시, 지속가능성을 위한 종합적 제도 개편방안 마련 235만명이 가입해 사용하고 있는 인천지역화폐(인천이음)에 모바일 간편 결제가 도입되고, 사용 가맹점에 따라 5~17%의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바뀐다. 인천시는 지난 5일 유정복 시장이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이음카드의 문제점 개선과 지속가능성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인천사랑상품권(이음카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인천시는 이음카드가 과도한 재정 투입에 비해 소상공인 매출 증대 부분은 미흡하고, 운영대행사의 초과이윤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점과 정책 플랫폼 활용이 미흡했다는 등의 문제점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에 종합적인 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하게 됐다. ▲ 인천시는 지난 5일 유정복 시장이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이음카드의 문제점 개선과 지속가능성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인천사랑상품권(이음카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개편방안에는 민선8기 출범과 동시에 소상공인 간담회 등을 통해 들은 현장의 목소리와 대시민 토론회에서 제시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했다. 이번 개편방안의 핵심 내용은 캐시백을 차등 지원해 지역 소상공인을 두텁게 보호하고, 시민 혜택은 최대화하면서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한편, 운영사의 초과이윤 제거와 모바일 기반 시정혁신 플랫폼으로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캐시백을 차등 지원해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오는 10월 1일부터 월 사용액 30만원 한도 내에서 연매출 3억원 이하영세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을 이용할 경우 10%의 캐시백을 지원하고, 3억원 이상 기타 가맹점을 이용할 경우에도 5%의 캐시백을 차등 지원해 소비대체효과는 물론 소상공인들의 매출증대도 적극 도모할 계획이다. 또, 인천사랑 사업자카드를 발급해 소상공인 간 거래(B2B) 시 300만원 한도에서 2% 캐시백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해 역내 거래 활성화와 역외 자본유출을 억제할 방침이다. 둘째, 캐시백 운영의 다변화를 통해 시민이 체감하는 혜택을 최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시가 기본적으로 5~10% 캐시백을 지원하고, 기존 혜택플러스 가맹점에서 자발적으로 제공하던 1~5%의 할인혜택을 동일 수준의 상생캐시백 제도로 전환해 시민들에게 직접 돌려줄 예정이다. 또, 군·구의 협조를 얻어 시민들에게 추가 1~2%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할 예정인 만큼 모든 캐시백 혜택을 더하면 최종적으로 시민이 받는 혜택은 최소 5%에서 최대 17%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시 재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내년도에는 최근 3년간의 예산*을 상회하는 시비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이음카드를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며, 국비 확보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최근 3년간 시비) 2020년 1,478억원, 2021년 1,998억원, 2022년 1,700억원 국비를 추가로 확보할 경우에는 캐시백 지원한도를 30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넷째, 운영사 수익구조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운영사가 수취해야 할 결제수수료 중 일부를 환원해 연매출 5억원 이하 소상공인의 수수료를 0%(제로화)로 감면해 비용절감 효과를 달성할 방침이다. 또한, 운영 기간 내에 연차별 회계정산 용역을 추진하고, 그 결과와 시민 충전금 등이 포함된 선수금 내역을 시민들에게 투명히 공개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행정 기반 플랫폼을 발전시켜 시정혁신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모바일 앱(APP) 기능(팝업·배너 등)을 적극 활용해 시정현황 및 주요시책을 홍보하고 지역소식, 지역 문화·예술행사 안내 및 각종 설문조사 추진 등 양방향 소통창구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모바일 간편 결제를 도입하고 온·오프라인 고객센터를 마련하는 한편, 배달·택시·지역쇼핑몰 등 플랫폼 연계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시민 편의성도 더욱 증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개편방안 중 캐시백 요율 차등화는 10월 1일부터 곧바로 시행하고, 나머지 방안은 현재 추진 중인 운영사 신규 공모 절차가 마무리된 후 내년부터 시행이 가능하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이음카드 개편이 시민들에게는 캐시백 혜택의 지속적인 유지와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내 영세 소상공인들에게는 매출 증대와 결제수수료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역내 소비증진과 역외 자본유출 억제 등 선순환 경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칸 인터뷰] ‘브로커’ 강동원 “송강호 선배와 촬영 시작하자마자 잘 맞았다”

송강호 선배와는 ‘의형제’ 때도 굉장히 잘 맞았는데, 이번에는 그냥 시작하자마자 잘 맞더라. 되게 재밌게 촬영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를 통해 송강호와 12년 만에 재회한 강동원은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한 이투데이 기자 질문에 “물 흐르듯이 찍었다”고 말했다.

강동원은 “송강호 선배는 늘 놀라운 연기를 하시는 분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선배님이 지금의 나보다 어렸을 때였다. 이제 내가 그때의 선배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나도 많이 컸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배울 게 많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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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브로커’에서 부모로부터 버려진 뒤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동수’ 역을 맡았다. 동수는 송강호가 연기한 ‘상현’과 함께 버려진 아이를 몰래 입양시켜 수수료를 받는 브로커이기도 하다. 선의와 악의가 교차하는 인물을 연기한 셈이다.

27일(현지시각) 한국 기자들과 만난 강동원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표면적으로만 보면 범죄자인데 보육원 출신인 동수의 처지에서 생각하면 어쨌든 아이는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다른 죄책감 없이 자기는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라고 밝혔다.

강동원은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보육원에서 생활하셨던 분들을 실제로 만났다.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이었는데, 이제는 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없다고 하셨다. 근데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보고 싶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런 마음을 많이 담아서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에 대해 강동원은 “굉장히 따뜻한 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일본 분인데 한국을 되게 사랑하시는 분이고, 한국 음식도 굉장히 좋아한다. 간장게장과 감자전, 막국수를 참 좋아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무래도 장르영화를 많이 찍은 배우고, 감독님은 스스로 말씀하시기를 자기는 인디영화 감독이고 이렇게 다 같이 일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씀하셨다”며 “감독님의 연출 스타일도 나에게는 되게 새로웠었다. 이번에 같이 한 번 해봤으니까 앞으로도 계속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고레에다 감독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앞으로의 계획에 브로커와의 준비 작업 대해 강동원은 “좋은 작품을 계속 찍는 건 배우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거고, 원래 몇 년 전부터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제 앞으로는 제작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원이 ‘브로커’로 만난 또 다른 미래 [쿠키인터뷰]

배우 강동원. YG엔터테인먼트
배우 강동원에게는 ‘소년미’라는 수식어가 종종 따라붙는다. 말 그대로다. 시간이 지나도 스크린이 담는 그의 얼굴엔 늘 소년 느낌이 있다. 맑고 무해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그늘진 분위기가 그를 은은히 감싼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그랬다. 이 같은 말에 강동원은 고개를 갸웃댔다. “제가 소년미가 있나요?” 그러다 이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사연 있는 캐릭터라 그런가 보죠.”

강동원이 최근 연기한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속 동수는, 그의 말마따나 사연 있는 인물이다. 보육원에서 자란 그는 아이들이 좋은 가정에서 크길 바라는 마음으로 영아 매매에 뛰어든다. 선의가 범죄로 이어진 아이러니다. 상현(송강호)과 동업하던 그는 소영(아이유)의 아이를 팔아넘기려다 그와 기묘한 동행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이들에게 뜻밖의 가족애가 싹튼다. 최근 서울 소격동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브로커’는 인간사와 가족, 생명에 대한 이야기”라며 “동수의 순수함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획 단계부터 고레에다 감독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갔다.

“사실, 작품에 참여하기로 결심했을 때에는 시나리오가 아예 나오지도 않은 상태였어요. 고레에다 감독님과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죠. 시놉시스와 시나리오 초고가 나왔을 때부터 감독님과 계속 소통을 이어갔어요. 감독님이 프로듀싱을 함께 하자고 하셔서 제가 영화사도 소개해줬어요. 작품을 완성해가는 단계에 저도 힘을 보탠 거죠. 하하.”

영화 ‘브로커’ 스틸컷. CJ ENM
고레에다 감독은 처음부터 강동원을 생각하며 동수 캐릭터를 만들었다. 제작에 함께 참여한 만큼 강동원은 동수 역할에 자신의 색을 듬뿍 입혔다. 보육원 출신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나 캐릭터 구축에 힘을 쏟았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세심히, 생동감을 더하면서 강동원 표 동수가 탄생했다.

“배우들이 캐릭터에 빠지면 종종 하는 실수가 있어요. 동수를 예로 들면, 보육원 출신이란 이유로 일부러 더 우울하게 연기하는 식이죠. 그러지 않으려 했어요. 제가 실제로 만나본 분들도 그랬으니까요. 다들 저마다의 꿈을 안고 사는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이거든요. 그분들과 만나서 나눈 얘기도 대사에 넣었어요. 중요하게 생각한 건 동수가 가진 신념이에요. 아이들은 보육원이 아닌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팔게 된 사람. 보육원에서 자란 동수가 할 만한 생각이다 싶었어요. 동수는… 순수한 사람이니까요.”

외신에선 ‘브로커’ 내용을 두고 범죄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작품이 말하는 생명과 가족애에 찬사를 보내는 반응도 있었다. 평이 갈리는 것에 대해 강동원은 간결히 답했다. “자기 취향이 아니었나 보죠. 영화가 모든 사람 마음에 들 수는 없는 거니까요.” 비판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범죄를 미화했다기엔 모두가 다 벌을 받고 끝나서요. 하하.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영화면 문제죠. 하지마 지은 죄에 따라 벌을 받았으니, 무조건적인 미화와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영화에 감동했다는 외국 관객들의 평은 새로웠단다. “제 외국 친구들이 소소한 영화라고 했으면서 왜 이렇게 슬프냐고 화를 내더라고요. 작품 정서에 이렇게까지 공감해줄 줄은 몰랐어요. 칸 영화제에서도 ‘브로커’ 반응이 가장 좋았거든요. 열렬한 반응들이 신기했죠.”

영화 ‘브로커’ 스틸컷. CJ ENM
스스로도 작품에 감화되는 순간이 여럿 있었다. 이야기 순서에 따라 촬영이 진행돼 작품에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촬영 일수가 쌓일수록 강동원에게 동수의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사실주의를 표방하는 고레에다 감독의 스타일도 한몫했다. 세트 촬영을 지양하고, 운전 장면도 배우가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찍는 식으로 진행됐다. 현장 콘티(촬영용 연출 대본)가 촬영 당일 바뀌는 일도 더럿 있었다. 그렇게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는 모습을 갖춰갔다. 동수의 주요 장면에는 강동원의 아이디어도 더해졌다. 관람차에서 소영의 눈을 가려주는 동수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어요. 눈물이 떨어질 때쯤으로 타이밍을 잡아보려 했어요. 시나리오 단계부터 제가 냈던 아이디어예요. 의견이 꽤 갈렸지만, 제가 자신 있다고 했죠. 생각했던 타이밍에 (이)지은 씨가 눈물을 흘리려 해서 손을 딱 댔어요. 정확히 맞더라고요. 동수에게 소영은 ‘날 버린 엄마’를 이해하게 하는 매개인 만큼 감정선에 더 신경 썼어요. 지은 씨와 호흡도 좋았죠. 송강호 선배와는… 눈만 마주쳐도 통하던데요? 하하.”

‘브로커’ 기획에 참여한 것을 기점으로, 강동원은 또 다른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그는 얼마 전부터 직접 쓴 시놉시스로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다. “연출이 아닌 프로듀싱”이라고 말을 잇던 그는 “나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지만 제작이 안 될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니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필요에 의해 쓴 작품들이에요. 나이 들면 이런 건 더 이상 못 찍겠다 싶어서, 더 늦기 전에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판타지 작품을 써봤어요.” 그의 꿈은 여전히 배우로 올곧게 뻗어있다.

“제작자가 꿈인 건 아니에요. 제작은 단순히 재미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하는 거라서요. 전 여전히 최고의 배우를 목표로 두고 있어요. 사람들이 ‘와, 저 사람은 진짜 좋은 배우야’라고 하면 그게 최고의 배우 아닐까요? 저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그래도 조금은 고무적인 게, 얼마 전 1000만 관객 영화가 나왔잖아요. 그동안 한국 콘텐츠의 위상도 달라졌고요. 시장은 이미 열렸으니, 저도 더 열심히 해야죠.”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부일영화상 심사위원들이 지난 26일 부산일보사 4층 회의실에서 본심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부일영화상 심사위원들이 지난 26일 부산일보사 4층 회의실에서 본심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email protected]

전통과 공정으로 이름난 ‘2022 부일영화상’ 올해 영광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지난 1년 동안 관객을 만난 한국 영화 중 최고 작품을 가리는 부일영화상 본심이 열렸다. 부산일보사가 제정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상이자 공정한 영화상이라고 이름난 부일영화상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심사위원단은 격론을 벌였다.

■최다 후보작은 ‘헤어질 결심’·‘브로커’

올해 부일영화상 본심사는 지난 26일 부산일보사 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본심 심사위원단은 총 9명으로 구성됐다.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박기용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유지나 영화평론가(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이무영 영화감독, 이자영 부산일보 문화부 차장, 이주현 씨네21 편집장, 전찬일 영화평론가(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고문), 정민아 영화평론가(성결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홍지영 영화감독(이하 가나다순)이 본심에 참석했다.

앞서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부일영화상 예심에서 특별상인 브로커와의 준비 작업 유현목영화예술상을 제외한 총 13개 부문 후보작과 후보자를 5배수 선정했다. 이날 열린 본심에서 수상작과 수상자를 결정했다.

올해 최다 부문 후보작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였다. 두 작품은 13개 부문 중에서 각각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경합을 벌였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박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긴 ‘헤어질 결심’은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음악상, 미술·기술상 등 후보에 올랐다.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도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다.

작품상과 감독상 모두 치열한 토론과 재투표를 거쳐 수상자가 선정됐다.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는 ‘당신얼굴 앞에서’ ‘브로커’ ‘비상선언’ ‘한산: 용의 출현’ ‘헤어질 결심’이 이름을 올렸다. 최우수 감독상은 고레에다 히로카즈(‘브로커’) 김한민(‘한산: 용의 출현’) 박찬욱(‘헤어질 결심’) 변성현(‘킹메이커’) 홍상수(‘당신얼굴 앞에서’) 감독이 후보에 올라 자웅을 겨룬다.

■쟁쟁한 후보에 심사위원단 ‘고심’

배우 부문 후보에도 쟁쟁한 배우들이 이름을 올려 심사위원단의 고민이 컸다. 남우주연상은 박해일(‘헤어질 결심’) 설경구(‘킹메이커’) 송강호(‘브로커’) 정우성(‘헌트’) 조진웅(‘경관의 피’)이 후보에 지명됐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이정은(‘오마주’) 이혜영(‘당신얼굴 앞에서’) 전도연(‘비상선언’) 천우희(‘앵커’) 탕웨이(‘헤어질 결심’)가 올랐다.

올해 신인감독상 부문에선 배우 출신 감독들의 활약을 엿볼 수 있었다. 후보에 오른 5명 중 2명이 배우 출신 감독이었다. 신인감독상 후보는 윤서진(‘초록밤’) 이란희(‘휴가’) 이우정(‘최선의 삶’) 이정재(‘헌트’) 조은지(‘장르만 로맨스’) 감독이다. 이 부문 수상자는 심사위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정됐다.

신인 남녀연기상은 단역을 제외한 주요 주·조연 출연 영화가 3편 이하인 배우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이 기준에 따라 김동휘(‘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손석구(‘범죄도시2’) 이홍내(‘뜨거운 피’) 이효제(‘좋은 사람’) 탕준상(‘오마주’)이 후보에 올랐다. 올해 신인 남자 배우 연기상은 재투표와 오랜 토론을 진행할 만큼 수상자를 1명으로 압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신인 여자연기상 후보에는 고윤정(‘헌트’) 김혜윤(‘불도저에 탄 소녀’) 방민아(‘최선의 삶’) 이지은(‘브로커’) 최성은(‘십개월의 미래’)이 지명됐다.

각본상과 촬영상은 다른 부문에 비해 비교적 압도적인 표차로 수상자가 결정됐다. 음악상 수상자를 두고는 뜨거운 격론이 오갔다. 김종연(‘라임크라임’) 이동준(‘장르만 로맨스’) 장영규(‘외계+인’ 1부) 정재일(‘브로커’) 조영욱(‘헤어질 결심’)이 음악상 트로피를 두고 경쟁한다.

■역사와 전통 ‘부일영화상’…교류의 장도 마련

1958년 국내에서 처음 제정된 부일영화상은 TV 시대에 접어들던 1973년 중단됐다가 2008년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가장 공정한 영화상으로 불리며 그 가치를 지켜나가고 있다.

올해 부일영화상은 10월 6일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 그랜드 볼룸에서 영화인을 맞는다. 올해는 지난해 8월 11일부터 지난 8월 10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215편을 대상으로 16개 부문에서 상을 준다. 시상식 후에는 리셉션 형식의 애프터파티를 진행해 팬데믹 기간 만나지 못한 영화인들을 위해 교류의 장을 연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산MBC와 네이버를 통해 시상식이 중계된다. 본격적인 시상식에 앞서 사전 행사로 오픈토크와 지난해 부일영화상 수상자의 핸드프린팅 이벤트도 마련돼있다.

남녀 인기스타상은 관객이 직접 뽑는다. 지난 26일 시작된 투표는 다음 달 2일 오후 5시까지 부일영화상 홈페이지(builfilm.busan.com)를 통해 진행된다. 본선 진출 작품의 주·조연 배우를 대상으로 남녀 각 5명씩까지 투표할 수 있다. 추첨을 통해 숙박권 등 푸짐한 경품을 참가자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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