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코인과 암호 화폐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4월 9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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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좋은나라에서는 매주 우리 사회의 중요 현안을 중심으로 정책 이슈 페이퍼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전문적 지식과 분석에 근거하되 좀 더 널리 읽혀 현실 정치와 정책의 개선에 기여하는 자료로 쓰이기를 바라는 지식공유 활동입니다.

글/이군희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파괴성 기술에 속하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전통적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형성하고 기존산업을 대체하면서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체제의 감독 및 규제와의 마찰로 인하여 많은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수익 극대화를 위하여 몸부림치다가 고객이 맡겨 놓은 예금조차 까먹은 민간은행, 이체 및 송금에서 수수료로 폭리를 취하는 민간은행, 달러를 마구잡이로 찍어내어 달러 가치를 폭락시켜 일반인들에게 피해를 준 중앙은행을 배경으로 탄생한 비트코인은 ‘금융회사를 방문하지 않고, 정부의 간섭도 받지 않는 개인 간 완벽한 금융거래가 가능한 전자화폐’를 목표로 만들어졌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이러한 목표는 잊혀지고 투기성 자산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원천기술은 계속 발전하여 다양한 형태의 암호화폐가 만들어졌으며, (1) 스마트계약을 통한 법적 문제의 처리, (2) 지급, 결제, 청산에 대한 효율적 관리, (3) 스마트 자산의 등록 및 활용, (4) 신원확인, (5) 의료자료에 대한 프라이버시 보호 및 정보 공유 측면에서 큰 발전의 기대를 모으면서 탈중앙화된 금융을 의미하는 DeFi라는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켰다. 이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는 기술이며,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기술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올바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업계와 규제 당국이 의견을 함께 모아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필자)

파괴성 기술의 등장: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하버드대학 교수인 크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Clayton M. Christensen)는 시장에서 작은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파괴적 기술과 혁신을 가진 신생 경쟁자의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파괴적 혁신을 가진 경쟁자의 특징은 상품이나 서비스가 정교하지 못하고, 초창기 수익 창출이 어려우면서 제한된 일부 사람들만 사용한다. 또한,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기존산업을 대체하면서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신생 경쟁자들은 기존 체제에 대한 강한 저항을 받게 된다. 이러한 혁신 이론은 일부 학자들로부터 ‘이론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라는 비판을 받고는 있지만,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다양한 형태의 신생 기술이 기존 체제를 파괴하였던 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가 나타나면서 마차산업이 없어졌고, 디지털카메라가 나타나면서 필름산업이 없어졌고, 스마트폰이 나타나면서 많은 산업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하였을 때 사람들이 어떤 태도였을까를 상상하여 보자. 위험하고, 시끄럽고, 고장도 자주 나고, 속도는 느리고, 매연도 심하게 나오고, 잘못하면 사람을 다치게 하는 사건들을 보면서 마차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자동차는 조롱거리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동차 산업의 싹을 뿌리 뽑기 위하여 영국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멍청하다고 알려진 법, 적기조례(Red Flag Act)를 만들어 자동차 산업이 영국에서는 절대 성장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반면에 독일을 비롯한 다른 유럽 국가들은 자동차 산업을 받아드려 큰 산업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는 영국 입장에서는 매우 뼈아픈 역사적 경험이었을 것이다. 현재의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자리를 잡은 이유도 이러한 아픈 과거 역사와 무관치 않으리라고 본다. 이처럼 세계를 이끌어 가는 선진국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저항을 이기지 못하고 실패한 역사적 경험이 있으므로 신기술이나 혁신에 대하여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이러한 신기술들은 일단 한번 소개되면 되돌아갈 수 없는 불가역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자동차 시대에서 마차 시대로 돌아갈 수 없고, 스마트폰 시대에서 핸드폰이나 삐삐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파괴적 신기술에 대한 태도는 어떠한가? 그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적자이었지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위치에는 서지 못했으므로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모방을 통한 혁신', '벤치마킹' 등의 용어가 중요하게 취급되어왔다. 세계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도와 실패가 있어야 하지만 실패를 허용하지 않고, 오히려 실패를 숨기면서, 어떠한 원인에 의하여 실패가 발생하였는지에 대한 분석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실패를 통하여 만들어진 더 나은 발전적 모델을 제시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게 되었다. 또한, 기존 체제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혁신성 기술에 대한 저항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쇄국정책을 펼쳤던 대원군은 신기술을 '국혼을 팔아먹는 자'로 취급하여 우리나라가 성장할 비트 코인과 암호 화폐 기회를 놓쳐버렸다. 이로 인하여, 대원군과 측근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었지만, 후대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는가? 이러한 모습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관료주의 형태로 남아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 불리는 한 해커에 의하여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논문이 게시판에 소개되면서 블록체인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이후 암호화폐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이 전 산업 분야에 활용되면서 기존 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가히 파괴성 기술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7월 페이스북에서 '리브라'라 불리는 암호화폐를 만들겠다고 공표한 이후 미국 의회에서는 '테러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라면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하지만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부위원장인 패트릭 맥헨리 의원은 이러한 강력한 비판 아래서 매우 의미 있는 발언을 하였다.

"페이스북 암호화폐 산업 진출은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존재하는 기술이며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정부는 혁신을 무조건 저지해선 안 되며 막을 수도 없을 것이다. 기술 혁신을 이해할 수 없다 해서 무조건 금지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워싱턴은 혁신기술의 무덤이 아닌 탄생지가 되어야 한다."
(자료원: IT조선 2019년 7월 19일 기사에 근거하여 저자 보완)

비트코인의 탄생 배경

비트코인을 개발한 익명의 해커 사토시 나카모토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비트코인을 개발한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Banks must be trusted to hold our money and transfer it electronically, but they lend it out in waves of credit bubbles with barely a fraction in reserve."
"The central bank must be trusted not to debase the currency, but the history of fiat currencies is full of breaches of that trust."

윗글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2008년 금융위기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연방정부와 연방준비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인위적인 저금리 정책을 펼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간은행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신용정책을 확장하여 (credit bubble)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저신용자 계층을 대상으로 비우량주택담보대출(Sub-Prime Mortgage)을 활성화했다. 또한, 민간은행은 이익을 더더욱 극대화하기 위하여 묶여 있던 대출금을 증권화해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고 파는 주택담보대출저당증권(Mortgage Backed Security, 이하 MBS)을 발행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모든 신용리스크는 증권을 사들인 투자자에게 전가되면서 민간은행의 신용리스크 통제를 위한 심사기능은 의미가 없게 된다. 이제 민간은행은 중개자로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신용을 더욱 확대하여 (또 다른 credit bubble) 중간 수수료만 취하고 부도 시 발생하는 모든 손실비용은 투자자에게 돌리는 MBS를 발행하여 무조건 대출을 실행시키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게 되었다. 즉, 민간은행은 대출에 대한 심사기능을 무력화시키고 대출을 확대하여 MBS를 발행하고 이를 통해 들어온 자금으로 다시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이자 수익보다는 중개 수수료로써 이익을 내면서 엄청난 'credit bubble'을 발생시킨 것이다.

2000년 이후부터 지속되었던 저금리 정책을 마무리하면서 2007년 9월 금리 인상을 단행하였고 이로 인해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부도가 증가하였다. 동시에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MBS에 투자한 리먼 브라더스가 2008년 9월 14일 파산하였고 이러한 여파가 대기업까지 전파되어 주식시장은 공황상태가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달러를 마구잡이로 찍어내는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게 된다. 이러한 정책은 달러의 가치를 떨어트려 달러를 보유한 자산가들에게 큰 피해를 주면서 '달러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정부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민간은행들은 값싸게 운영되는 초고속의 인터넷 환경에서 사용자로부터 이체, 송금, 결재에 대한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여 폭리를 취하고 있었다.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credit bubble을 일으켜서 고객이 맡겨 놓은 예금을 말아먹은 민간은행, 이체 및 송금에서 폭리를 취하는 민간은행, 달러를 마구잡이로 찍어내어 달러 가치를 폭락시켜 일반인들에게 피해를 준 중앙은행의 배경에서 탄생한 비트코인은 정부나 은행의 도움 없이 무료로 이체, 송금, 결제를 진행할 수 있고 정부에 의하여 자산가치가 변동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혁신적이고 새로운 통화체계로 인식되었다.

블록체인의 원리와 특징: 무엇이 다른가?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을 운영하는 원천기술로써 2가지의 기본 알고리즘이 포함되어 있다. 첫 번째는 SHA256 알고리듬인데 이는 모든 메시지를 일정한 크기로 암호화하는 알고리듬이다. 예를 들어, "A계좌에서 B계좌로 10비트코인 이체"라는 메시지가 있으면 SHA256는 64개의 16진법 숫자로 다음과 같이 바꾸어 준다.

"465f0965 7f95d9fe 4d66dda0 f8abf6f2 a7e4ede8 2fb91fdc a9f46bcc 6637cc15"

이처럼 SHA256는 메시지를 64개의 암호화된 숫자로 쉽게 변환할 수 있지만 (이러한 과정을 해쉬라고 부른다) 반대로 암호화된 64개의 숫자를 메시지로 변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을 암호화폐라고 부르는 이유는 SHA256을 통하여 메시지 내용으로 절대 변환이 안 되는 16진법 숫자로 바뀌기 때문이다. 블록 안에 1000개의 거래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면 각각의 거래정보를 SHA256을 통하여 1000개의 숫자로 만들고 옆에 있는 숫자와 다시 해쉬하여 500개의 숫자를 만들면서 최종적으로 한 개의 숫자로 요약되는데 이를 루트해쉬라 부른다. 만일 두 개의 기록 장부에 대한 루트해쉬가 동일하다면 1000개의 메시지가 동일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루트해쉬와 전 블록의 블록해쉬를 다시 해쉬하여 현재의 블록해쉬를 만들었을 경우, 두 개의 기록장부에 대한 블록해쉬가 동일하다면 과거 거래를 포함한 모든 거래가 동일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의 메시지 하나를 조작하면 해당 루트해쉬가 바뀌고 이에 따라 블록해쉬가 바뀌게 되고 그 이후의 모든 블록해쉬는 바뀌게 되기 때문에 조작된 사실을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자료원: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 White Paper)

두 번째 알고리즘은 ECDSA로 공개키와 개인키라고 부르는 두 개의 코드를 생성하는 방법으로 자물쇠와 열쇠 같은 역할을 한다.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공개키는 비트코인에서 자연스럽게 계좌번호로 취급되며 송금이나 이체를 위한 식별자로 사용된다. 공개키의 소유자가 자신임을 증명하려면 반드시 개인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이체를 위하여 개인키를 보내주면 ECDSA는 공개키와 매칭이 되는지에 대한 여부를 알려줌으로써 계좌 확인이 마무리된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투자자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자신의 개인키를 맡겨 놓는데 이러한 정보가 해킹되어 자신이 보유한 암호화폐가 없어지는 사건들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암호화폐를 관리하는데 개인키에 대한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전자지갑이라는 개념이 나타나게 되었다.

인터넷혁명이 정보 전달의 혁신을 가져다준 체계의 등장이라고 본다면, 블록체인의 등장은 서로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면서 가치 전달이 가능해진 제2의 인터넷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즉, 금융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내가 지급한 화폐가 다시 복사되어 재지급되지 않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또 다른 특징은 비트코인 인센티브를 받기 위하여 만들어진 그룹, 노드(또는 마이너)라 부르는 집단이 모든 거래기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현재 대략 1만 개의 노드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으며, 서로의 정보를 블록해쉬를 통하여 계속하여 확인하고 있다. 모든 거래정보가 1만 개의 노드에 중복으로 저장되어 있으므로 현실적으로 해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구조를 분산장부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이하 DLT)이라고 한다. 여러 개의 노드가 연동되어 하나의 시스템을 형성하는 DLT 개념은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금융회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탈중앙화된 진정한 민주주의 체계를 의미하며 탈중앙화된 금융(Decentralized Finance, 이하 DeFi)라는 새로운 개념이 금융 산업에서 등장하였다.

블록체인을 통한 새로운 금융혁신: DeFi

앞에서 설명한 비트코인 철학을, 1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판단해 보면, 일단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집중화된 기존 금융 시스템은 여전히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금융회사의 개입 없는 자유로운 개인 간 송금 및 금융거래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의 비트코인은 원래의 목적을 이루기는커녕 투자와 투기 자산으로서 기능만 수행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의 발전과 더불어 최근에 주목을 받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였는데 이는 탈중앙화한 금융산업을 일컫는 DeFi이다. DeFi는 금융회사가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금융 서비스가 진행되는 형태를 말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DeFi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미국의 대표적 은행인 JP Morgan Chase는 은행 간 거래 및 주식과 채권 거래에 사용할 달러 연동 암호화폐인 JPM Coin을 출시하여 2020년부터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내부적으로 환전, 지불 및 결제, 청산 과정에서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값비싼 예술품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을 만큼 여유 자산이 있지 않은 투자자라도 자산 토큰화를 이용해서 일정 지분을 소유하여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DeFi 서비스가 소개되었다. 이러한 DeFi 서비스가 시장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접근성이 좋고, 투명하고, 정확하고, 안전하게 관리되는 블록체인이 있기 때문이다. DeFi 서비스의 또 다른 사례로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담보대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메이커 다오(Maker DAO)이다. 메이커 다오는 이더리움을 담보로 암호화폐인 다이(DAI)를 발행하여 중개기관 없이 스마트계약에 의하여 대출이 진행되는 DeFi 서비스이다. 스마트 계약을 통한 DeFi 금융 서비스는 신뢰받는 중간자로서 금융회사가 필요 없는 탈중앙화된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은행을 통한 금융 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이나 외국인 근로자와 같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매우 쉽고 저렴하게 활용될 수 있다.

DeFi는 인터넷만을 가지고 서비스가 진행되기 때문에 접근이 쉽고 빠르고 간편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금융회사들의 전유물이었던 모든 금융 서비스를 블록체인을 통한 암호화폐로 대체하려는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암호화폐를 통해 자금을 모집하는 ICO(Initial Coin Offering), 증권형 토큰을 발행하는 STO(Security Token Offering), 앞에서 예제로 설명한 자산 토큰화, 암호화폐의 개인키를 관리하는 지갑 등이 DeFi 서비스에 포함된다. 자산이나 기금을 설정하고 운영하는 것은 법률 및 규제 사항에 맞추어 회계사, 감사인, 관리인을 고용하여야 하며, 이러한 중개인의 개입은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DeFi 서비스를 이용한 분산 자산 관리 프로토콜을 사용하면 중개자 없이 스마트계약를 통하여 자동화하고 최적화하면서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사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현재의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를 DeFi를 활용하여 탈중앙화 분산형 암호화폐 거래소(Decentralized EXchange, DEX)로 전환하게 되면 중앙집중식 거래소가 없어지면서 해킹할 수 없는 완벽한 P2P(Peer-To-Peer)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의 미래: 얼마나 유용한가?

블록체인은 모든 산업 영역에 확산되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공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면서 잠재적인 파괴성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는 블록체인이 가까운 미래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5개 영역을 선택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영역은 법적으로 효력을 가진 모든 형태의 계약 일부를 블록체인 상의 스마트계약으로 올려놓고 진행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주택 거래, 이혼 소송, 토지거래, 대출계약, 증권거래 과정에서 반박할 수 없는 디지털화 된 증거 서류들이 블록체인에 올려놓고 스마트계약으로 집행된다면 불필요한 소송이나 서류 유지와 관리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영역은, JP Morgan Chase 은행 사례를 앞에서 소개하였듯이, 금융회사에서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는 지급 및 청산과 결제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는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적인 은행인 산탄테르 은행은 청산과 결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연간 2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식을 매도하였을 경우 계좌에 입금되는 시간이 3일 정도 걸리는데,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계좌이체가 이루어질 수 있다. 스위프트(Swift)가 참여하는 ISO 200222의 실시간 결제 프로세스 가이드라인도 블록체인에 의하여 상당 부분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영역은 자산에 대한 생성과정이나 이전되는 내용을 블록체인 상에 기록하고 관리하는 스마트 자산에 대한 활용이다. 주문한 제품이 어떠한 사람에 의하여 만들어졌고 지금은 어느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네 번째 영역은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신원을 확인하는 탈중앙화 신원확인 시스템으로 불리는 DID(Decentralized ID)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위원회에서도 비대면 금융거래 활성화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역이다. DID는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와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마이 데이터’, ‘자기정보 통제권’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히고 있다. DID가 구현되면 편리하고 간단한 계좌이체는 물론 술을 판매하는 경우의 성인 인증, 음식점이나 마트에서의 결제가 더욱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영역은 개인에 대한 의료정보의 공유이다. A병원에서 B병원으로 옮길 경우, 또는 신경과에서 내과로 정보가 이전되는 경우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생성된 자료를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제외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블록체인에서 제공될 수 있다. 또한, 평소 본인의 상태를 블록체인으로 기록할 수도 있으며, 블록체인에 올려진 자료를 통합하여 질병에 관한 연구도 가능할 것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는 기술

2007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금융회사의 탐욕과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화폐를 무분별하게 찍어낸 양적완화 정책의 합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납세자와 금융 자산을 가진 일반인들은 이러한 문제를 일으킨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 불만이 커진 배경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이 탄생하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비트코인의 현재 모습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백서에서 언급한 "금융회사를 방문하지 않고서도 개인 간 완벽한 금융거래가 가능한 전자화폐"의 목표와는 다르게 투기성 자산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탈중앙화를 주장하며 탄생한 비트코인을 포함한 다양한 암호화폐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관심과 기대를 모았지만, 안정적인 자산이기는커녕 2017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놀라운 상승과 하락을 보여주며 엄청난 변동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현상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의 활용은 산업 전체로 확산되어 매우 활발하게 연구되고 적용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금융 산업에서 오랜 문제로 남겨져 있었던 이중지불문제(double spending problem)를 완벽하게 해결한 합의 알고리듬으로 거래에 대한 위조, 변조, 해킹할 수 없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현함으로써 시스템의 신뢰도를 향상했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단순 거래정보만을 기록하였던 기존의 블록체인에 계약에 대한 정보를 추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능한 스마트계약 기능이 더해지면서 블록체인의 적용 범위는 단순한 암호화폐 거래정보의 기록에서 계약 관리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등장은 정체된 금융시장의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기존의 규제와 충돌하거나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는 기술이며,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한 기술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올바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업계와 규제 당국이 의견을 함께 모아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

2화에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다룹니다. 펀드 매니저가 바라본 게임 , 코인베이스 상장, 기업과 기관투자자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 상장을 앞둔 비트코인 ETF 등을 다룹니다. 이번 글은 분량이 조금 길지만, 세상의 중요한 변화를 담고 있어요. 찬찬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게임 아이템을 채굴하는 시대

블록체인 게임 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흥행하면서 P2E(Play to Earn)가 열풍이다. P2E는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걸 의미한다. 사용자들은 게임 내 특정 활동을 통해 보상(NFT)을 얻고, 이를 거래소에서 현금화하여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게임은 ‘엑시(Axie)’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게임 내 임무를 수행하고, 게임에서 이기면 SLP(Smooth Love Potion)와 AXS(Axie Infinity Shards)라는 NFT 토큰을 받는 구조다. 엑시(Axie) 역시 NFT 토큰으로, 이더리움으로 구매 및 판매가 가능하다.

게임을 통해 얻은 SLP와 AXS는 코인거래소를 통해 팔 수 있고, 이를 활용하면 엑시 캐릭터들끼리 교배할 수도 있다. 교배로부터 얻은 엑시 역시 NFT 토큰이므로 마켓에 팔아 현금화할 수 있다. 만약 판매를 원치 않으면 이 엑시를 게임에 참여시켜 SLP와 AXS를 획득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 게임을 하려면 최소 3마리의 엑시가 필요 (구매해야 함)
  • 각각의 엑시는 NFT 토큰인데, 이더리움으로 사고팔 수 있음


플레이(Play)

  • 게임(어드벤처/아레나 모드)에서 이기면 보상으로 SLP와 AXS 획득
  • SLP와 AXS를 사용해 두 마리의 엑시를 교배시킬 수 있음
  • 교배에 성공하면 알이 태어나고, 부화하면 엑시를 얻음
  • 태어난 엑시도 NFT 토큰으로, 거래소에서 사고팔거나 다시 게임에 투입해 SLP, AXS 획득에 활용할 수 있음
  • 획득한 SLP와 AXS를 코인거래소에서 현금화

엑시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20만 원대부터 억대까지 다양하다. ‘핸섬 밥(Handsome Bob)’이란 이름의 엑시는 현재 1600 이더리움(비트 코인과 암호 화폐 약 54억 원)에 팔리고 있으며, 거래 내역을 보면 이 엑시는 2020년 10월 23일에 200 이더리움(현재 기준 약 7억 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

📌 블록체인 (blockchain)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 대의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부른다.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주며, 거래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나 변조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 NFTs (non fungible tokens)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가상자산을 말한다.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해 자산 소유권을 명확히 함으로써 게임·예술품·부동산 등의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하는 수단이다.

📌 이더리움 (Ethereum, ETH)
2014년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개발한 가상화폐. 단위로 이더(ETH)를 쓴다. 계약서, 전자투표, 메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제공하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서 다양한 금융 앱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다.

사용자의 약 60%는 필리핀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에서 이 게임 열풍이 분 이유는 평균 임금이 다른 국가보다 낮은 반면, 영어를 공용어로 써서 타 글로벌 사용자와 소통이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

평균 임금이 높은 국가는 로 벌 수 있는 수익이 적게 느껴져 단순히 돈을 벌 목적으로 게임에 참여할 유인이 적다. 이들은 여가를 즐기려는 목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것이다. 그러나 필리핀에서는 로 벌 수 있는 수익이 평균 임금보다 훨씬 높다. 따라서 돈을 벌기 위해(P2E) 를 전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래 그래프는 필리핀 도시별 최저 임금과 를 플레이할 때 벌 수 있는 수익을 비교해 놓은 것이다. 그래프와 같이 게임을 통해 최저 임금을 훨씬 능가하는 돈을 벌 수 있다.

△ 출처: Bitpanas, Philippine Department of Labor and Employment ( DOLE )

위 그래프 작성된 2021년 5월 5일 기준, 하루 최대 SLP 코인 채굴량은 150개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75개로 줄었다. SLP 가격도 그때에 비해 많이 하락했다*. 현재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보자.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한 최소 단위인 엑시 3마리로 SLP를 하루에 75개씩 채굴한다고 하면, 매일 225개의 SLP를 채굴할 수 있다. 현재 시세인 75원을 곱해보면 하루에 16,875원 정도를 벌 수 있다. 이를 필리핀 페소로 환전하면 약 727.37페소다. 이렇게 계산해봐도 필리핀 최저 임금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벌 수 있다.
* 다른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SLP의 가격 변동성도 높은 편이다. 위 그래프 작성 당시 SLP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최근 하락했다. 실시간 시세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엑시를 더 많이 키울수록 더 많은 SLP를 채굴할 수 있고, 이는 더 많은 수익으로 이어진다. 한 필리핀 플레이어는 게임 수익으로 집 두 채를 샀다고 밝혔다. 그래프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는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마비스(Sky Mavis)가 2018년에 런칭한 게임이다. 초기에는 흥행하지 못하다가 자체 토큰인 AXS가 코인거래소에 상장되며 현금화가 용이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로나19 발발 이후 실업률이 급증하자 P2E 열풍이 번지며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토큰터미널(Tokenterminal)에 따르면, 지난 30일간 의 프로토콜 매출(Protocol Revenue)은 이더리움에 이어 2위로 2억 2,880만 달러(약 2,7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 개발자들이 얻는 수익. 사용자들이 엑시를 사고팔 때 4.25%의 수수료를 부과하며, 엑시를 교배하여 새로운 엑시가 태어날 때도 수수료를 부과한다. – 저자 주

△ 출처: Tokenterminal (2021년 9월 29일 기준)

현재 의 일 평균 사용자 수(daily average users, DAU)는 1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의 누적 매출액이 10억 달러(약 1.8조)를 경신했다. 참고로 최근 가장 흥행했던 게임 중 하나인 크래프톤의 총 누적 매출액이 2021년 3월 기준 5.6조 원을 돌파했다. 이 게임도 2018년에 출시했는데, 가 코로나 발발 이후로 흥행했음을 감안하면 의 가파른 매출 상승 속도를 느낄 수 있다.

P2E를 가능케 하는 것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사례처럼 노동의 생태계를 바꾸면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2017년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편 이 시기에는 블록체인이 실생활에 사용되기 위한 생태계가 갖추어지지 않았고 기술력도 많이 부족했다. 암호화폐는 개인의 투기 수단 취급을 받았고, 가격 거품 논란이 이어지다가 결국 가격이 폭락하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2020년부터 다시금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면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2017년과 상황이 다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생각보다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암호화폐 거래 내 기관투자자 유입이 증가했으며, 빅 테크 기업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암호화폐 ETF 상장 시도 또한 이어지고 있다. 개인의 투기 상품으로 취급되던 암호화폐가 기업들의 신성장산업,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인베이스 상장의 의미: 암호화폐의 제도권 진입 신호탄?

2021년 4월 14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 티커: COIN)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코인베이스의 상장은 암호화폐가 미국 금융당국인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이하 SEC) 승인 아래에 있는 제도권 금융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

코인베이스는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에서 이용자 수, 거래대금 등의 수치를 공개했는데,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에 놀라움을 표했다. 이 플랫폼의 이용자 수는 약 6,800만 명이며, 2021년 2분기 기준 월간 거래 이용자 수(MTU)*는 880만 명에 달한다. 거래금액은 4,620억 달러(약 548조 원)를 기록했다. 거래대금과 이용자 수는 2018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는데,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했던 2021년 들어 이용자 수와 거래금액 모두 급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monthly transacting users.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거래한 적이 있는 고객 수.

이용자 수가 늘고 거래대금도 늘면서 코인베이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상승하는 추세다. 코인베이스는 2021년 2분기에 약 22억 달러(약 2.6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8.7억 달러(약 1조 원)를 기록했다. 2020년 2분기 대비 매출액은 1,095% 상승, 영업이익은 1,978% 상승한 놀라운 실적이다.

2021년 2분기 기준 코인베이스 매출의 86%가 암호화폐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했다. 거래수수료의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매출액이 암호화폐 가격과 거래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다.

비트코인

코인베이스가 발표한 지표 중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거래대금 중 기관투자자 비중이다.

코인베이스의
기관투자자 비중은?
(탭하면 정답을 볼 수 있어요)

코인베이스는 9,000곳이 넘는 금융기관을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미국 내 운용자산 상위 100개 헤지펀드 중 10%가 코인베이스의 고객이며, 테슬라, 스페이스 X, 위즈덤트리(WisdomTree) 등 유명 기업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이다.

블록체인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와의 파트너십은 코인베이스의 저변 확장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위즈덤트리는 2019년 12월 스위스주식거래소에서 비트코인 ETP를 출시했는데, 최근 코인베이스를 두 번째 수탁자(custodian)로 선정했다. 참고로 첫 번째 수탁자는 스위스쿼트은행이다.

위즈덤트리는 미국 내에서도 비트코인 ETF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성공한다면 코인베이스가 수탁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수탁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코인베이스의 차기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비트코인 (Bitcoin, BTC)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암호화폐.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개발하여, 2009년 1월 프로그램 소스를 배포했다.

📌 ETP (exchange traded product)
기초자산, 증권, 지수 또는 기타 금융 상품을 추종하는 상품. ETF, ETN, ETP 모두 기본적으로는 비슷하지만, 펀드를 추종하면 ETF(fund), 채권을 추종하면 ETN(note), 현물을 추종하면 ETP(product)로 분류된다. 비트코인은 ‘현물 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ETP라는 용어를 쓴다.

📌 수탁서비스, 커스터디 (custody)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 및 관리해주는 서비스

수탁서비스를 설명하려면 먼저 펀드의 운영 구조를 알아야 한다. 펀드가 운영되려면 자산운용사, 수탁회사, 판매회사가 필요하다. 자산운용사는 펀드를 만드는 곳으로 펀드매니저가 소속되어 있고,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곳이다. 판매회사는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투자자에게 홍보 및 판매하는 곳이고 은행, 증권사, 보험회사 등이 이 역할을 비트 코인과 암호 화폐 한다. 수탁회사는 판매회사로부터 가입된 투자금이 보관되는 곳이며, 이를 자산운용사(펀드매니저)의 지시에 따라 투자 대상(주식, 채권, 부동산 등)을 사고파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수탁업무는 신뢰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주로 은행이 이 업무를 맡아왔다.

코인베이스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내 가장 큰 수탁고를 보유한 업체다. 전통적인 수탁사인 은행들도 암호화폐 수탁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기관투자자들이 이들 대신 코인베이스를 선택한다는 사실은 코인베이스에 대한 높은 신뢰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 내 비트코인 ETF가 상장되기 시작하면 수탁서비스 수요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코인베이스는 현재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수탁 잔고를 빠르게 늘려 나가며, 수탁서비스를 차기 성장 동력으로 삼을 걸로 전망한다.

2021년 9월 말 기준,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587억 달러(약 69조 원)이며, 이는 나스닥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NASDAQ(티커: NDAQ)의 시가총액 332억 달러(약 39조 원)보다 더 높으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ntercontinental Exchange, 티커: ICE)의 시가총액 682억 달러(약 80조 원)와는 16% 정도 차이 난다. 이 정도면 코인베이스의 제도권 데뷔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너도 나도 암호화폐 시장 진출

2017년 대비 지금의 가장 큰 변화는 기업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이다.

미국 핀테크 기업 스퀘어(Square)는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단말기 결제 서비스로 출발했다. 이후 모바일 간편송금 서비스 캐시앱(Cash App)을 출시했고, 해당 업계 1위인 페이팔의 벤모(Venmo)*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 미국의 대표적인 모바일 간편송금 서비스로 거래액 기준으로 미국 내 1위. 2위는 스퀘어의 캐시앱이다. “Venmo me(벤모로 보내줘)!”라는 표현을 자주 쓸 정도로 미국인에게 친근하다. – 저자 주

캐시앱은 2018년 1월 31일 간편송금서비스 최초로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에 비유하자면, 토스에서 비트코인을 사고팔 수 있는 셈이다. 캐시앱의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는 스퀘어의 새로운 매출 동력이 되고 있다. 2020년 1분기에는 비트코인 관련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했으며, 2021년 1분기에는 전체 매출의 70%, 2021년 2분기에는 전체 매출의 58%가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에서 나왔다.

스퀘어가 캐시앱을 통해 제공하는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는 매출총이익률(gross profit margin)이 2% 수준으로 동종산업의 코인베이스 대비 현저히 낮은 편이다. 현재 캐시앱에서는 다양한 암호화폐 중 비트코인 거래만 가능한데, 개인적으로는 스퀘어가 다른 암호화폐로도 확장하고, 암호화폐 관련 다양한 서비스 제공 등으로 수익성을 높여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미국의 또 다른 핀테크 대기업 페이팔(Paypal)도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팔은 스퀘어보다는 조금 늦은 2020년 10월, 암호화폐 기업 팍소스(Paxos)와 파트너십을 맺고 페이팔 계정을 통해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게끔 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만 서비스 중이며, 팍소스의 거래소인 잇빗(itBit)을 통해 거래할 수 있다. CNBC에 따르면, 팍소스의 암호화폐 거래량은 페이팔 제휴 이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페이팔은 올해 4월 20일 벤모에서도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미국 사용자 대상으로 시작했다.

△ 출처: CNBC, CoinGecko

페이팔은 아직 암호화폐 서비스 관련 지표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캐시앱보다 더 다양한 암호화폐(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비트코인캐시)를 취급하고 있다. 캐시앱보다 사용자 수가 더 많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지 않을까 추정된다*. 페이팔은 8월 23일 영국 사용자 대상으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런칭하며, 서비스 지역을 늘려 나가고 있다.
* 캐시앱은 2020년 기준 3,600만 명에 달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모의 사용자 수는 2019년 기준 4,000만 명, 2020년 기준 5,200만 명으로 추정된다. (1년에 한 번이라도 사용하는 사람 기준) – 저자 주

페이팔은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넘어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시작했다. 2021년 3월 30일, 페이팔은 미국 사용자 대상으로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체크아웃 위드 크립토(Checkout with Crypto)’를 출시했다. 사용자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을 통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페이팔은 결제대금을 달러로 환전해 가맹점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 대상으로만 서비스되고 있으나, 향후 서비스 지역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4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페이팔에서 그동안 비주류 취급을 받던 암호화폐가 결제수단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도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진다면, 암호화폐를 사용해 온오프라인 쇼핑을 자유롭게 하는 날이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와 암호화폐 ETF의 상장 시도

암호화폐 시장의 기관투자자 참여 열기가 뜨겁다. 아크 인베스트의 창업자 캐시 우드는 월가 내에서도 암호화폐의 강력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캐시 우드는 2021년 9월 2일 기준, 자사의 ARKW ETF에 비트코인(Grayscale Bitcoin Trust*)을 5.72% 보유하고 있다.
*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펀드에 비트코인을 직접 담기 어려운 기관투자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상품. – 저자 주

캐시 우드에 이어 헤지펀드계의 거물인 레이 달리오도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이미 금 대신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선택해 자사 펀드 블랙록 스트래티직 인컴 오퍼튜니티즈(BlackRock Strategic Income Opportunities, 티커: BSIIX)의 투자 목록에 비트코인 선물을 추가했다.

테슬라, 코인베이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등 다수의 기업들도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는 더 이상 개인만이 아니다.

△ 출처: 언론보도, 각 회사 공시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비트코인 ETF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2021년 2월 18일,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서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ETF인 Purpose Bitcoin ETF(티커: BTCC)가 상장되었고 이어서 EBIT, BTCX가 연달아 상장됐다.

지난 9월 6일 기준, BTCC의 운용자산 규모(Asset Under Management, 이하 AUM)는 14억 캐나다 달러(약 1.3조 원)이며 세 ETF의 AUM 합은 18억 8천만 캐나다 달러(약 1.7조 원) 수준이다. 캐나다의 대표 ETF로 꼽히는 뱅가드 그로스 ETF 포트폴리오(Vanguard Growth ETF Portfolio, 티커: VGRO)의 AUM이 약 30억 캐나다 달러임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 ETF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기간에 AUM을 빠른 속도로 키웠음을 알 수 있다.

미국에서도 비트코인 ETF의 상장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는 2021년 1월 21일 비트코인 ETF 상장 신청서를 미국 내 최초로 SEC에 제출했고, 이후 위즈덤트리, 피델리티 등의 자산운용사가 연이어 신청서를 제출했다. 비트코인에 진심인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도 6월 11일 SEC에 신청서를 제출하며 총 12개가 넘는 비트코인 ETF 신청서가 접수됐다.

현재 심사가 가장 빠른 비트코인 ETF는 반에크 쪽이다. 승인 여부 결정이 4월에 한 차례 미뤄졌고, 6월에도 한 번 더 미뤄져 연내 승인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SEC는 기초 자산인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너무 크고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며 비트코인 시세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꼽았다.

그러나 2021년 8월 초,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선물 기반 비트코인 ETF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비치면서 주요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대신 비트코인 선물을 바탕으로 하는 ETF를 신청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비트코인 선물 ETF가 이번 10월경 승인받아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 ETF 중 기초자산을 현물로 설정하는 것과 선물로 설정하는 것은 무엇이 다를까? 첫째, 비트코인 선물은 현물 비트코인 시세를 추종하지만 현물 비트코인의 가격 급변 시 현물 가격을 추종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했을 때 4~6월 만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이 일시적으로 현물 가격을 추종하지 못하고 마이너스 가격으로 거래된 적이 있다. 둘째, 선물은 만기가 존재한다. 만기가 지나기 전 다음 월 상품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이를 ‘롤오버(rollover)’라고 하며 이때 롤오버 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 롤오버 (rollover)
선물과 관련한 주식매물을 정리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 선물을 팔고 현물주식을 사들인 매수차익 거래의 경우 선물 만기일 날 주식매물을 정리하는 것이 원칙이나 특정한 상황에서는 팔지 않아도 된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비트코인 선물 ETF에 긍정적 태도를 비친 데는 이유가 있다. 비트코인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미 미국 금융당국의 엄격한 감독규제 아래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선물을 검증된 상품으로 고려한 걸로 보인다.
*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증거금은 47%다. – 저자 주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ETF가 상장되길 기대하고 있다. 비트코인 ETF를 활용하면 코인거래소에서 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주식계좌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소액으로 자유롭게 매매가 가능하다. 또한 비트코인 ETF가 상장되면 기존보다 쉽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어 기관투자자의 유입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금융자산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즉, 투자대상 자산으로도 분류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관투자자들은 펀드에 비트코인을 직접 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캐시 우드의 사례처럼 투자신탁을 만들어 비트코인을 보유하거나, 비트코인 선물을 매수하는 방법을 쓴다. 이런 방법은 여러모로 번거롭기 때문에 그동안 비트코인이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올해 안에 비트코인 ETF가 상장되어 펀드 내에서 자유롭게 매매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현재 920조 원 수준으로 2017년 피크 가격대인 355조 원 대비 약 2.5배 이상 상승했다. 920조 원이라는 숫자를 얼핏 들으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전 세계 자산 시가총액 순위를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전 세계 자산의 시가총액 1위는 금이다. 2위는 애플, 그리고 비트코인은 10위에 랭크되어 있다. 애플은 비트코인 시가총액의 3배 수준이며, 금은 비트코인 시가총액의 14배 수준이다. 이더리움은 30위에 있으며,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7위다.

전 세계 자산 시가총액 10위권 내에 들어온 비트코인과 30위에 있는 이더리움. 앞으로도 이 순위는 유동적이겠지만, 암호화폐를 개인의 단순 투기수단으로 취급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커졌고 시장 비트 코인과 암호 화폐 참여자도 다양해졌다. 이제는 암호화폐를 하나의 ‘자산’으로 바라봐야 할 때다.

Edit 손현 Graphic 김예샘, 박세희

본 글의 환율은 2021년 9월 29일 기준으로 적용했습니다. (ETH/KRW 3,428,000 | USD/KRW 1,187 | BTC/KRW 50,265,000 | CAD/KRW 9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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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코인과 암호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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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한 해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2600만원에서 360만원 선까지 급락했다.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이성적으로 바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지금까지 블록체인이 보여준 것은 많지 않다. 기술의 진전과 제도·정책적 뒷받침도 시급한 상황이다. 블록체인 혁명은 이미 시작됐지만, 어떤 산업에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상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책임연구원이 쓴 이 출간됐다.

      이 책은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와 활용, 비트코인 및 알트코인,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제시하며 블록체인 기술 중 가장 중요한 테마들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간다. 암호화폐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 미래 사회에 가져다 줄 본질적 혜택을 객관적 시각으로 풀어내면서 새로운 관점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통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원자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응용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급증하고 있는 블록체인 분야 법률적 이슈에 대해서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블록체인 확산지원 TF팀에서 공공영역 기술지원을 맡았던 저자는 국내 블록체인 태동부터 지금까지의 발전과정에 몸담은 경험을 살려 개념이해를 쉽게 풀어낸다.

      저자는 "모든 혁명의 시작은 언제나 가장 생동적이고 가슴 셀레는 시기다. 혁명의 초기에 참여하는 이들은 가장 큰 보상을 받고, 가장 큰 유산을 남기며, 가장 큰 즐거움을 얻는다. 블록체인 혁명이 막 일어나고 있다. 미래 전망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이 혁명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모두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암호화폐의 기초 알아보기 ▲블록체인 자세히 알아보기 ▲블록체인의 다양한 활용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국내외 동향 ▲암호화폐 투자 개론 ▲암호화폐 거래하기 ▲암호화폐 채굴 ▲암호화폐 ICO ▲비트코인 자세히 알아보기 ▲알트코인 알아보기 ▲블록체인/암호화폐 정책과 미래 등에 대해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부록으로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용어를 정리했다(☎ 031-955-8787).

      블록체인, 진짜는 ‘암호화폐 너머’에 있다

      블록체인, 진짜는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떠올린다. 블록체인이 비트코인 덕에 비트 코인과 암호 화폐 유명해지긴 했지만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중에서도 금융(finance) 응용의 하나일 뿐, 둘의 개념이 같은 건 아니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로서뿐 아니라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여러 응용 가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선 블록체인의 미래 산업 활용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블록체인의 기술적 체계와 의의부터 짚고자 한다.

      핵심은 ‘온전하고 안전하게 저장되는’ 정보

      블록체인의 사전적 정의는 디지털 장부다

      블록체인의 사전적 정의는 ‘공개적으로, 또 시간 순(順)으로 거래 기록을 공유하는 분산 디지털 장부(distributed digital ledger for shared transactions chronologically and publicly)’다. 다소 복잡하게 들리지만 잘 풀어보면 용어의 기본 개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공개되고 공유된 기록은 조작이나 왜곡이 어렵다. 반면, 블록체인에선 블록 단위로 생성되는 기록을 여러 장소에 나눠 저장하기 때문에 정보가 온전하게 저장될 수 있다

      우선 “기록을 공개적으로 공유한다”는 말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공개되고 공유된 기록은 사실상 조작하거나 왜곡하기 어렵다. 블록체인에서도 기록물의 변조나 왜곡을 막기 위해 ‘블록(block)’ 단위로 생성되는 기록을 여러 장소에 나눠(분산) 저장한다. 덕분에 블록체인에선 정보가 온전하게 저장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시간 순으로 기록을 남긴다”는 표현은 뒤집어 말하면 기록(물)이 순서를 지니고 있어 그걸 기록할 수 있단 얘기가 된다.

      디지털 장부란 쉽게 말해 컴퓨터에 저장된 기록물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표현은 “디지털 장부”다. 디지털 장부란 쉽게 말해 컴퓨터에 저장된 기록물이다. 실제로 컴퓨터는 현대인의 삶 곳곳에 영향을 주고 있다. 컴퓨터의 도입은 일상의 자료를 쉽게 복사할 수 있도록 해줄 뿐 아니라 복사된 자료와 원본 간 품질 차이마저 없애버렸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기록 장부 보관’ 측면에선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한다. 누군가 악의를 갖고 기록을 조작하거나 잘못된 기록을 남겨도 수정된 사본과 원본 간 차이가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조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호 해시란 기술을 사용했다.

      블록체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호 해시(hash)’란 기술을 사용했다. 블록체인에 처음 만들어진 기록이 온전한 형태로,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는 이유다. 특정 기록물을 온전하고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기술이 갖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비트코인 사례에서 이미 확인했듯 금전 거래야말로 이 같은 기술 없인 불가능한 개념이다.

      은행 등 ‘중간자’ 없이 자체 기록 보관 가능

      오늘날 통용되는 금융 거래 프로그램은 블록체인에 비해 보안에 좀 더 취약하고 기록물을 다루는 중간자를 필요로 한다. 이 때 중간자는 대부분 은행이다

      블록체인 이전엔 그런 기술이 없었느냐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일단 “있다”다. 블록체인에 비해 보안에 좀 더 취약하고 (기록물을 다루는) 중간자, 즉 은행이 필요하긴 해도 오늘날 일상에서 쓰이는 금융 거래 프로그램은 대체로 기록물을 온전하고 안전하게 보관해준다.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맡긴 후 은행에서 “우리가 당신 돈을 갖고 있다”는 기록을 받는다. 그런데 그 기록은 믿을 수 있는 걸까?

      블록체인 대신 중간자 역할을 했던 은행

      사실 그런 걱정은 불필요하다. 기록에 대한 책임이 은행에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아 기록이 온전하고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은행의 역할이다. 은행이 ‘(거래 기록을 지키는) 중간자’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기록을 믿는 게 아니라 중간자를 믿는다. 이처럼 과거 기술은 믿을 만한 중간자를 두고 중간자에게 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권한을 부여, 기록을 온전하고 안전하게 다루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블록체인 체계에서 새로운 내용을 저장하거나 검색할 순 있다. 하지만 이미 저장된 내용의 수정이나 삭제는 불가능하다. 블록체인 자체가 미더운 중간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반면, 블록체인 기술에선 중간자를 없앨 수 있다. 다시 언급하겠지만 모두에게 공개되는 일명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을 활용하면 누구나 중간자 없이 자신의 기록이나 개인 간 거래 내역 따위를 온전하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그뿐 아니다. 블록체인 체계에서 새로운 내용을 저장하거나 검색할 순 있어도 이미 저장된 내용의 수정이나 삭제는 불가능하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미더운 중간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일명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을 활용하면 누구나 중간자 없이 자신의 기록이나 개인 간 거래 내역 따위를 온전하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중간자를 별도로 정하는 경우, 은행 수수료처럼 별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중간자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반해 블록체인은 자체 유지비가 들긴 해도 별도 비용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블록체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면 다음 칼럼을 기다려주시길. 이 글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신뢰성 얘기부터 다루고자 한다).

      ‘믿을 만한’ 정보 제공으로 인간을 움직이다

      블록체인에 보관된 기록은 온전하고 안전해서 믿을(신뢰할) 수 있다.

      앞서 여러 차례 언급했듯 블록체인에 보관된 기록은 온전하고 안전해서 믿을(신뢰할) 수 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신뢰는 여러 생각을 변화시킨다. 여럿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믿을 수 있는 장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엔 친구와의 약속에서부터 주요 아이디어가 누구 머리에서 나왔는지까지 전부 기록할 수 있다. 사용처가 병원이라면 의사 처방과 지시 사항, 그걸 잘 따랐는지 여부도 장부에 담긴다. 이렇게 정리된 내용은 혹시 생길 수 있는 의료사고의 책임 소재를 입증하는 데에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타인과의 계약 내용 역시 블록체인에 저장해두면 마치 별도 공증을 받은 것처럼 확인할 수 있다.

      신뢰는 타인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불록체인 역시 개인 간 기록 측면에서 신뢰를 제공하는 기술인 만큰 기술 자체를 통한 행동 유발이 가능하다.

      사람들은 종종 친구나 가족의 부탁을 받아 그들의 일을 대신 해준다. 친구가 못을 박아 달라고 하면 별 의심 없이 그렇게 한다. 그 못이 친구 건지, 못을 박아도 되는 벽인지 등의 문제는 고려하지 않는다. 부탁한 친구를 믿기 때문이다. 직장 상사의 지시 사항을 따르는 것도 그 상사를 믿어서다. 만약 상사가 매우 의심스러운 지시를 내리고 그 지시에 불법적 요소가 있다면 대부분의 부하는 그 지시를 거부할 것이다.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자료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들

      신뢰는 타인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블록체인 역시 개인 간 기록 측면에서 신뢰를 제공하는 기술인 만큼 기술 자체를 통한 행동 유발이 가능하다. 여기에 시간 순으로 어떤 활동이 있었는지, 그 활동은 왜 일어났는지 등에 관한 기록물로서의 역할도 겸한다. 블록체인의 이 같은 특질을 잘 활용하면 기업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자동화도 가능해진다(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신뢰 규모·성격 따라 ‘퍼블릭’ ‘프라이빗’ 구분

      세계 화페들

      (실제로 그런 나라가 존재하진 않겠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먼’이란 나라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 나라에도 화폐가 있겠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우린 그 화폐의 존재 여부를 알지 못한다. 그런데 누군가 우리에게 먼 나라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준다면 우린 그걸 돈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좀 더 현실적인 비유를 들 수도 있다. 누군가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 가서 5만 원권 지폐를 내밀었다고 치자. 그 나라 사람들은 지폐를 받을까, 안 받을까?

      블록체인 기술엔 두 종류가 있다. 소규모 집단 구성원끼리 신뢰를 나누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하나, 보편적 신뢰를 제공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다른 하나다

      아마 질문을 받은 사람 대부분은 “안 받는다”고 답할 것이다. 발견되지도 않은 나라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나라의 돈 역시 믿을 수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존재를 모르는 아프리카 어느 나라 국민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이처럼 신뢰의 성격은 국지적이다.

      프라이빗 블록 체인과 퍼블릭 블록 체인

      블록체인 기술 중에도 ‘소규모 집단 내에서 그들끼리만 신뢰를 나누는’ 형태가 있다. 이를 (보편적 신뢰를 제공하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비교해 ‘프라이빗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이라고 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하려면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듯 해당 시스템에 참여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반면, 퍼블릭 블록체인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누군지, 즉 디지털 아이덴티티(digital identity)를 스스로 밝혀내는 절차가 필요하다.

      블록체인 기술, 자기계발 의지와 만난다면?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신뢰의 대부분은 암호화폐 형태로만 쓰인다. 하지만 신뢰는 금전적 가치뿐 아니라 모든 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의 가치가 무궁무진한 이유다

      블록체인의 역할

      우린 아직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신뢰를 암호화폐 형태로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신뢰는 모든 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쩌면 금전적 가치보다 발전을 향한 의지, 혹은 업무 성공을 향한 자기 만족이 오히려 더 큰 가치로 작용해 활발하고 적극적인 사회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볼 때 블록체인이 지닌 가치는 무궁무진하며 사람들은 그중 극히 일부만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블록체인에도 분명 단점과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미래 활용 가치가 높은, 유망한 기술이란 사실이다(다음 회차에선 블록체인을 구성하는 기술을 알아보고 그 한계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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